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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영 시인 / 폐수의 강 2 -한판 승부
물도 넘어가지 않는다 검불같이 시든 이 몸, 누가 수혈이 되어줄까 죽음아 오려거든 오너라 언젠가는 나를 이기고 말 너 아니더냐 너와 내가 한번 겨뤄서 내가 이기면 나는 뿌리 깊은 샘을 팔 것이요 너는 친근한 나의 벗이 되리니 네 이름만 들어도 몸이 오싹 힘이 쭉 빠지던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차라리 너에게 나를 내어줄께 해아래 숨 쉬는 것은 다 네 먹이가 아니더냐 오늘도 나는 너와 한판 승부를
전순영 시인 / 폐수의 강 4 -새벽 세 시
몸에 걸친 내의를 꼭 비틀어 짜면 물이 주르르 쏟아질 허한에 젖은 몸 방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93.1에서 슈베르트가 운다 미샤마이스키 첼로 줄 위에 매달려 떨며 흐느끼는 슈베르트 내 안으로 천천히 노 저어 온다 나는 강물 되어 철썩 철썩 그를 끓어 안고 내가 우는
전순영 시인 / 폐수의 강 41 -鳴砂山 낙타
손님을 등에 지고 모래 산 오른다 여름이면 햇덩이 포개어 지고 오르면 질펀하게 고여 오는 땀 방죽 겨울이면 얼음덩이 끓어 안고 오르면 팅팅 부어오른 동상 발바닥 무게도 함께 오른다 한 발 올라서면 두 발이 빠지는 모래 산... 해가 지면 팔 다리 구부려 몸 낮출 때 하루가 내리고 나면 내 등위에는 내일이란 명사산이 다시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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