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순 시인 / 에필로그
너무 혼란스러워하지 마요 오해 받길 바라지 않잖아요 바람은 술과 같은 거라서 적당히 마시면 심장에 좋죠 겨우 3일, 불장난한 거예요 훌륭한 선수는 생각을 안 한 대요 대체로 사기꾼은 자신을 감춘다죠 어느 것도 망치고 싶지 않아요 백조이면서 오리처럼 살거나 오리이면서 백조처럼 살거나 도덕성이 결핍되었다는 건 아니에요 행복과 모험은 같은 혈통이죠 진심으로 모험을 원한다면 기회를 꽉 잡아야 해요 다시 시작이에요 시작은 언제나 함정을 감추고 있어요 기다리는 것도 꿈의 일부 꿈이 어긋나더라도 쿨하게 돌아서기, 그리고 잊기
*위 시는 영화 <Love affair> 대사 재구성함.
황희순 시인 / 거두와 절미와
꼬리 자르기 딱 좋은 세밑가지에, 반짝거리는 것이 밤하늘의 별만은 아니지. 차가운 빗물에 젖고서야 반짝 외치는 한마디 빛. 길 끝에 버려진 저 구멍 난 헬멧은 얼마나 긴 시간 이 밤을 기다린 걸까. 약간의 취기와 비애가 몰려오던 그날 그 골목 끝, 목에 걸린 말 뱉으려다 뚝 잘라 버린 내 머리는 빛이라도 한 번 뿜었을라나.
새로 돋은 이 머리는 가짜일 거야. 진짜라면 이럴 리 없어. 손에 둘둘 말아 쥐고 견디던 꼬리가 뭉쳐 머리 흉내 내는 걸 거야. 하여 목구멍을 시도 때도 없이 새나가는 말들을 어쩌지 못하는 거지. 반짝, 한마디면 족할 구차한 세상을 주절주절 흘리며 겨우 꼬리가, 이렇게 오래 꿋꿋이 버티는 건 반칙이지.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허수경 시인 / 문장의 방문 외 1편 (0) | 2026.02.22 |
|---|---|
| 고주희 시인 / 하몬 외 1편 (0) | 2026.02.22 |
| 구순희 시인 / 이제 우리는 외 1편 (0) | 2026.02.22 |
| 리호 시인 / 건조한 악기 외 1편 (0) | 2026.02.22 |
| 김수우 시인 / 깊은 눈 외 1편 (0) | 2026.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