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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임 시인 / 2월의 달
온다, 온다, 그날에 동그라미 친 엄마의 달력은 달의 밥상처럼 환했다
하룻밤만 더 자고 가라고 거듭 붙잡았는데 후회는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
뒷산 바위처럼 무거워진 눈꺼풀은 끝내 열리지 않고
마지막 마음 어땠을까
웃음과 기다림도 없이
늙어가는 황매화와 바람에 흔들리는 빨랫줄
그 긴 날의 외로움을 알았으면서 담에 또 올게,
그 창가 자리, 흔들리는 당신을 남겨 두고
길 잃은 것처럼 나는 어딜 헤매고 다닌 걸까 후회는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
외로움 다 쏟아내고 더 외로운 하늘에 뜬 달처럼 2월에 떠나간 달
엄마, 안녕
김정임 시인 / 바다로 간 낙타
호주 케이블 비치 이십삼 킬로의 길게 연결된 해안 포말이란 흰 검에 수없이 찍힌 영겁의 세월을 산 갯바위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며 그리움을 수놓은 모래톱 위에 사막을 점유해 평생을 살아온 낙타가 줄지어 앉아 커다란 앞니를 좌우 흔들며 쉼 없이 되새김 하고 있다
사막의 거친 바람과 모래 위에 쉼 없이 올라오던 빛의 굴절이 낙타의 눈을 멍들게 하고 바다를 흠모하게 했던가
결국 낙타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바닷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두 산의 굽은 등에 사람을 태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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