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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종성 시인 / 성심교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2. 28.
이종성 시인 / 성심교*

이종성 시인 / 성심교*

 

 

너에게서 나에게로

오는 그리움이

나에게서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이

낮은 포물선으로 살짝 얹어져 있다.

고요히 고요히 아침마다

뭐라고 뭐라고

저녁마다 독백처럼 쏟아놓는

여울의 말들

다 들으며

강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강의 저쪽에서 이쪽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언제나

분명하게 확인되는

서로의 건너편에 있는

아직은 아픈 사랑

 

*경남 산청에 위치한 한센인들의 보금자리인 성심원 앞에 있는 다리

 

 


 

 

이종성 시인 / 휴휴암

 

 

파도는

산산이 부서져서야 쉬고

좋은 실컷 울고 나서야

쉰다

 

갈매기는

맘껏 똥을 눈 후에야 근심 없이 쉬고

나무는 바람에 뼈를 맞아본 후에야

쉰다

 

바위는

깨짐을 알아서

더 깨지기 전에 앉아서 고요히

쉰다

 

*휴휴암(休休庵): 조계고승전 등 불교 관련 기록에서도 '휴휴암'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며, 이는 불교의 선승이나 수행처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집 <별들도 카톡을 한다> 황금알 2025

 

 


 

이종성 시인

1993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 시집 『그곳엔 갓길이 없다』 『바람은 항상 출구를 찾는다』 『산의 마음』 등. 포토에세이집 『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지리산, 가장 아플 때 와라』 등. 수주문학상, 한국산악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공간시낭독회 상임시인, 숲과 문화 연구회 등에서 활동 중임. 현재 서울에서 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