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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윤 시인 / 고요의 바닥
자갈밭 길 배를 깔고 올라가는 연어들 저들을 볼 때마다 국망봉 산기슭에 터를 잡은 그렁그렁 눈물 흘리는 어머니가 보인다 꼬물거리는 자식들 거두느라고 거친 물살 거슬러 오른 어머니의 끝이 보인다 턱 돌아가도록 몸부림친 상처투성이 몸 또 다른 물고기의 먹이로 뜯어 먹힐 때까지 물보라에 둥둥 배 까뒤집고 죽는 성한 몸이 없이 텅텅, 끝장이 나는 몸 곡해 줄 자식 하나 없이도 먼 강물 속으로 둥둥 떠내려가는 혹은 바닥으로 가라앉는 어미의 최후
임동윤 시인 / 연이틀 눈이 내린다
읍내로 가는 길은 진작 끊기고 나지막한 양철지붕 길길이 눈이 쌓인다 처마가 낮아진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마당귀에 날아와 모이를 찾던 참새 떼도 몰려오지 않고 삽살이도 툇마루 밑에서 눈을 감고 있다 바람이 추녀 끝을 빠르게 스쳐 가면 소나무 허리 꺾는 소리만 환하다 뚝뚝, 모든 것이 어두워진다 지붕이 무너지고 반쯤 썩은 싸리나무 울타리가 모로 누우며 관절을 꺾는다 하늘과 땅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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