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갈증의 감방에 쓰러져 [기도하는 시-박춘식]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 - 정호승 - 신부님 저는 배가 부르면서도 아사감방에 갇혀 있습니다. 방금 벌컥벌컥 생수 한 병을 다 들이켜놓고도 타는 갈증의 감방에 쓰러져 있습니다. 신이 우리에게 두 발을 준 까닭은 서로 함께 걸어가라고 준 것이나 저는 그 누구하고도 함께 걸어가지 못하고 홀로 걷다가 홀로 떠나갑니다. 아우슈비츠에서 다른 사람 대신 스스로 아사감방으로 걸어들어가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돌아가신 내 진리의 고향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 <출처> 밥값, 정호승, 창비, 92쪽 8월이면 성모님승천대축일이 먼저 생각나고 이어 원죄없으신 성모님을 그렇게 사랑하였던 막시밀리안 콜베 성인이 생각납니다. 콜베 성인은 1941년 8월 14일 아우슈비츠의 감방에서 눈을 감으시기 전에 약 2주간 넘도록 물 한 모금도 빵 반 조각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정호승 시인뿐아니라 신앙을 가진 이라면 물 한 잔 마시는 일도 죄스럽고 가슴 조이듯 콜베 성인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물을 마시기 전에 콜베 성인이 밤낮 부르셨던 ‘원죄없으신 성모님’을 우리도 한 두 번 부른다면 틀림없이 물맛이 더욱 좋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나모 박춘식/야고보.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2008)으로 등단, 스스로 반(半)시인이라고 부르며, 현재 칠곡군 신나무골 성지 뒤 골짜기에서 기도와 시에 침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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