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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천주교·불교·개신교인의 희망, 김진숙을 만나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5.

천주교·불교·개신교인의 희망, 김진숙을 만나다

85호 크레인 앞에서 ‘함께 살자’ 미사 봉헌

"매일 미사 봉헌하고 성경을 읽으며 김진숙이란 이름 석 자가 눈에 밟힌다"

 

 

2011년 07월 31일 (일) 00:31:37

고동주 기자  godongsori@catholicnews.co.kr

 

   

▲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종교인들이 한마음이 되었다. 개신교 기도회 뒤에 봉헌된 미사에서 장동훈 신부가 실천불교승가회 상임대표 퇴휴스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동주 기자)

 

 

개신교, 불교, 천주교 신자가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한 자리에 모여 85호 크레인 위에 올라선 김진숙을 만났다. 개신교 신자들은 기도회로, 불교인은 법회로, 천주교는 미사를 봉헌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염원했다.

 

7월 30일 ‘3차 희망의 버스’가 부산에 도착하고 영도로 가는 길이 경찰에 의해 차단된 상태에서 종교인들은 조용히 시내버스를 타고 영도대교를 건넜다. 85호 크레인 건너편 신도브래뉴 아프트 앞에 모인 종교인 집회는 먼저 개신교인들의 기도회로 시작했다.

 

경찰은 종교집회임에도 참여자의 수를 제한하면서 스님 3명이 제시간에 현장에 오지 못해 법회가 취소됐다가 천주교 미사 중에 법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생명평화미사에서 장동훈 신부(천주교 인천교구)는 "저 높은 곳 주님 가까운 곳에 단신으로 올라앉아 있는 갸냘픈 여인의 고난도, 정리해고로 일터를 잃고 하늘을 지붕 삼아 잠을 청해야하는 노동자들의 고난도 기꺼이 마주할 힘을 주소서"라는 기도를 올리고, 미사를 시작하면서 "한 사람이 겪는 고난의 이야기가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고난의 이야기로 비약할 때 비로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신부는 "200일 넘게 인사 한번 받지 못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저기 계신다"며 우리가 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하자"고 제안해, 미사 참가자들이 크레인을 향해 한 목소리로 "반갑습니다"라고 외쳤다. 85호 크레인에서는 김진숙과 사수대원들이 손전등으로 화답했다.

 

이연학 신부(고성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원장)는 강론에서 “매일 미사 봉헌하고 성경을 읽으며 김진숙이란 이름 석 자가 눈에 밟힌다”며 “그녀가 말한 부끄러움이 우리의 부끄러움이 되어 이렇게 모인 것 같다”고 말하며 "희망이 끝나는 줄 알았던 그곳에서 희망이 솟고 있다. 지금 저 자리는 김진숙 혼자 있는 자리가 아니라 수많은 소금꽃나무들과 함께 있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실천불교승가회 상임대표 퇴휴스님이 참석해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은 한진중공업 문제가 이렇게까지 될때까지 대체 뭘하고 있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을) 직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세번의 계절을 철탑 위에서 보내고 있다. 이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인 정만심씨(44세)는 "저는 저 아이들에게 물려줄 게 빚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러분을 만나면서 여러분의 희망을 물려줄 수 있게 됐다"며 "희망버스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저도 제 자식과 함께 힘내서 싸우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미사가 봉헌된 85호 크레인 앞에 있는 신도브래뉴 아파트 주민의 반응은 둘로 갈라졌다. 문여상 씨(35)는 “우리도 사생활이 있는데 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하겠다”며 “사람들이 침묵한다고 모두 동의하는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종인 씨(프란치스코, 64)는 오히려 공권력이 조금 더 유연하게 나오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너무 안타까웠는데 신부님과 스님들까지 오니 반갑다”며 맞이해 주었다.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생명평화미사'가 85 크레인 맞은편에서 열렸다.(사진제공/민중의소리)

 

 

 

▲ 천주교 사제들이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제공/민중의소리)

 

 

 

▲ 30일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참석자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미사를 마무리하고 있다.(사진제공/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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