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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6.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마태오복음 16,13-23>

 

오늘 복음을 읽으면 어릴 때 읽었던 소설이 생각납니다.

A. J. 크로닌이 쓴 『천국의 열쇠』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프랜치스 치셤 신부는 교회 안에서 사람들의 화목과 사랑만을 위해 묵묵히 사는 충실한 하느님의 사제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가 가는 사목 현장마다 사람들에게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하는 일마다 보기에는 실패를 거듭하는 삶을 살지만 양심에 따라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충실히 걷습니다.

 

한편 그의 동료 안셀모 밀리는 치셤 신부와 대조적으로 교회 안에서 약삭빠르게 행동하고 요령을 부려 출세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 높은 지위와 명예를 획득합니다.

결국 이 책의 저자는 소설 속 두 인물을 비교하여 누가 진정으로 ‘천국의 열쇠’를 지니고 살았는지 묻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이 말씀은 마치 불교에서 참선 수행을 위해 주어지는 ‘화두’처럼 들립니다.

진정 예수님께서 우리 자신에게 누구이신지요?

 

어쩌면 우리가 배운 신앙의 지식으로는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으로 깊이 고백하고, 고백한 것을 실천하며 사는 데에는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우리 삶에서 ‘천국을 여는 열쇠’는 어쩌면 우리 자신에게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묻는 물음 안에 주어졌는지 모릅니다.

이 물음 안에 해답이 담겨 있다면, 천국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도 이 물음 안에 있을 것입니다. 물음의 답을 깨달아 가는 만큼 삶 속에 천국은 열립니다.

 

세상 것을 얻으려고 약삭빠르게 처신하지 않고 치셤 신부처럼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믿음대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천국을 여는 열쇠라는 것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