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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12.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요한복음 5,1-3ㄱ.5-16>

 

 

심리학에서 쓰는 용어 가운데 “내면 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치유되지 않고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내면에 성장하지 못한 ‘상처받은 아이’를 안고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지만 내면에는 성장을 멈춘 아이가 있어서 생활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때가 있습니다.

대인 관계의 어려움,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집착, 갑작스러운 분노와 자기 연민 등에 빠져 있는 경우가 바로 성장하지 못한 ‘내면 아이’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벳자타 연못가에 서른여덟 해나 앓고 있는 병자의 모습도 ‘내면 아이’를 안고 사는 한 유형으로 보입니다. 예수님과 이 병자의 대화를 살펴보면 곧바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병자에게 “건강하고 싶으냐?” 하고 묻자 병자는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벳자타 물이 출렁거릴 때 아무도 자기를 그곳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합니다.

자기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어서 치유보다는 동정을 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병자에게 “건강하고 싶으냐?(=건강하게 되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으셨을 때, 이 ‘원하느냐’(want)라는 표현 속에는, 건강해지고 싶은 ‘의지’(will)와 ‘갈망’(desire)이 같이 있는지를 묻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내면 아이’를 성장시키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치유되고자 하는 의지와 갈망입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상처가 있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상처 속에 숨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치유를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와 갈망을 가지고 상처와 화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는 우리를 치유하시고 성장시켜 주시는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