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마태오복음 18,21-35
세상에서 혼자 살기는 춥고 외롭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기에는 상대방의 가시가 너무 아픕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고슴도치를 부둥켜안고 사는 듯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에 동반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면 부부 사이부터 가족, 친척, 이웃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지만 자신과 관계 맺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천 억 명이 살다간 인류 역사 속에 한 시대 한 지점에서 만나 삶을 함께하는 인연입니다. 이 소중한 인연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사랑하며 살아도 모자라는데 그 만남들에서 숱하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상처 없는 만남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 상처를 많이 받고 덜 받고는 자신의 삶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내적으로 겸손하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입니다. 내면에 온갖 자존심과 열등감, 욕심이 채워져 있을수록 상처도 많이 받습니다.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를 감옥에 가두어 두는 못된 종처럼 자신이 받은 은혜는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 자신만이 살고 있고 온갖 욕심들이 꽉 차 있으면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살 때 내적인 겸손이 생깁니다. 내적인 겸손이 쌓일 때 우리는 상처에서 자유로워집니다. 그 출발은 하느님께 엄청난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내 삶에 깊이 감사하고 나면 모든 이의 모든 것을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상처 받을 일도 없어집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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