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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가톨릭성가 200번 열절하신 주의 사랑

by 파스칼바이런 2011. 10. 21.

가톨릭 성가 200번 열절하신 주의 사랑 

황인환 신부(서울대교구)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마음은 무엇일까요? 금쪽같은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애정 가득한 마음? 첫 등교하는 새내기 대학생의 설렘 가득한 마음?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의 포부가 가득한 마음?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분의 마음은 온전히 사랑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햇살이 따갑고 지천에 눈부신 녹음이 펼쳐진 열정의 계절을 예수 성심 성월로 정하고 그분의 사랑과 열정을 배우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순종과 인간을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인하여 신 자신을 낮추셔서 인간이 되신 그분의 마음을 헤아리기를 권고합니다. 지상의 삶을 통하여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 사랑을 온전히 전하시고 인간을 향한 사랑이라는 이유로 기꺼이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분의 사랑을 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사랑의 종결자”로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뜨거운 마음을 닮고 싶은 바람에 200번 “열절하신 주의 사랑”을 이달의 성가로 선정하였습니다.

 

다장조인 이 성가는 전형적인 A-B-A의 진행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 전례 안에서 구전되던 멜로디를 이문근 신부님께서 편곡하신 이 성가는 단조로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기에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느리지 않은 곡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곡의 진행이 분절되는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쉼표 있는 곳에서 적절히 쉬어야 하며, 쉼표 이전까지는 마치도 이음줄이 있는 것처럼 부드럽게 노래해야 합니다. 또한, 가사 전반에 스며있는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에 대한 설렘을 노래하기 위해 성가의 진행에 따라 강약 조절의 상승(mp-mf-f)과 서정적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의 힘겨운 사람들에게 오시기 위해 당신 자신이 십자가 위에서 손수 지친 몸이 되셨으며, 스스로 목마른 나그네가 되셨습니다. 세상의 시선은 그분을 승리자가 아닌 패배자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당신의 지친 삶을 통하여 버림받은 사람들까지 당신 곁으로 이끄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당신의 뜨거운 마음에 품고자 고난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어떠한 고난에도 저항하지 않으셨으며 그저 수용하셨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감수인내는 사람들의 영혼에 스며들어 아픈 상처를 치유하셨습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보이기 부끄러워 끝까지 감추고 싶었던 깊은 상처까지 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 성심의 절정은 무엇일까요?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성체성사는 화려하게 차려진 진수성찬이 아니라 그분의 몸과 피를 나누어 먹고 마시는 희생의 식탁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우리가 매일 습관처럼 먹는‘한 그릇 밥’과 같은 것입니다.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고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기 위한 힘의 원천이 되는 밥과 같은 것입니다. 이처럼 가장 평범한 ‘밥과 같은 사랑’이 바로, 그분의 성심입니다.

 

일상을 통해 오늘도 한 그릇 밥으로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오시는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에 감사하며, 나의 식탁에 숟가락 하나 더 놓을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의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1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