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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죽어가는 사람의 웃음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1.

죽어가는 사람의 웃음

죽어가는 사람의 웃음

사람들은 흔히 유머와 웃음은 죽음과 전혀 다른 범주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웃음이 죽음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과연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가, 좀 더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죽기 바로 직전까지 살고 있는 것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 지으며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각국의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의 태도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들은 불치병 환자들을 다루면서도 항상 밝은 모습과 유머로 임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환자와 함께 주고받는 이야기는 웃음과 유머로 흘러넘친다.

말기환자에게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도록 하기 위해

그들은 환자들에게 마음 깊은 배려로 봉사한다.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봉사자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유머로 가득 찬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만일 호스피스봉사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봉사에 임한다면

말기환자들은 당연히 얼굴을 돌릴 것이다.

자기 삶을 밝게 영위하지 않는 사람이 호스피스 봉사를 지원할 까닭도 없다. 자기 삶을 밝게 영위하는 사람, 또 자신의 죽음도 그렇게 준비하는 사람만이

호스피스 자원봉사에 뜻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당사자도,

죽음을 자꾸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감정의 흔들림이 한층 심해지게 마련이다.

죽음이란 현실 앞에서는 누구든 긴장을 감추기 어렵다. 그러므로 억지웃음이 아닌 자연스런 미소로 죽음에 임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충분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죽음이란 현실을 냉철함과 확고한 생사관, 철저한 준비 자세,

여유 있고 평온한 마음가짐이 전제될 때 우리는 웃으며 죽을 수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유머와 웃음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웃음이 죽음의 공포에 대한 치료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유머와 웃음은 죽음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두려움과 긴장을 완화시키고

없애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시한부 질병을 앓는 환자는 더없이 큰 스트레스와 긴장을 경험하게 마련이다.

평상시에도 의사 앞에만 서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환자가 있을 정도다. 만일 의료관계자가 유머로 충만하고 편안한 태도로 환자를 대한다면

환자의 스트레스 해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워싱턴의 휴머니스트’로 불리며 미국인들에게 웃음전도사로 활약했던

유머 칼럼리스트 아트 부크월드는,

죽는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음으로서 어떻게 죽는 것이 의미 있는 죽음인지를 전 세계인들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안녕하세요. 아트 부크월드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사망했습니다.” 2007년 1월 18일<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에 올라온 아트 부크월드의 동영상 부고기사, 날카로운 풍자가 가득한 칼럼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부크월드는

본인이 직접 (미리 제작된) 동영상 비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아트 부크월드가 17일 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병인 신장병으로 타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향년 81세. ‘워싱턴의 휴머니스트’로도 불려온 그는

40여년 넘게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워싱턴 정가의 엘리트 계층을 풍자한 칼럼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의 칼럼은 전 세계 500여개 신문에 실렸다. 그는 1982년 논평 부문 플리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당뇨병이 악화돼 한쪽다리를 절단한 그는 신장투석도 거부한 채

칼럼에서 워싱턴의 호스피스 시설에서 죽음을 맞는 과정을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체로 묘사하며

여유 있는 마음자세와 의연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여기에선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

다이어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밀크셰이크, 햄버거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 좋다. 내 생애 최고의 시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부크월드는 1월18일 공개된 <뉴욕타임즈>의 영상 인터뷰에서

“신장 투석을 중단했을 당시는 의사가 2, 3주를 버티지 못할 것이고 했는데

3개월이 지나도 계속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생존기간이 길어지자 지난해 다음과 같은 칼럼을 쓰기도 했다. ”전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던 일이 많이 생겼다.

아침마다 면도도 해야 하고, 휴대전화도 괜찮은 신제품을 추가 구입하고,

유언장도 새로 작성했다. 장례계획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다시 걱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호스피스 시설을 떠나 집으로 돌아온 그는

2006년 11월 자신의 투병 생활을 담은 『안녕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라는 책을 펴냈다. 유머와 웃음은 분노와 적의를 완화시키는데 유용하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의식하다 보면,

대다수의 환자는 “하필이면 왜 내가.....” 하는 식의 격렬한 분노와 적의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감정을 곁에서 보살피는 사람에게 쏟아 붓거나, 때로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직접 적의를 표출하는 환자도 있다. 만일 죽음을 앞둔 당사자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밝은 표정으로 주위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가족이나 의료관계자 역시 힘이 덜 들 것이다.

보살피는 사람도 환자의 태도에 동요하지 말고 따뜻한 유머로 대한다면,

죽어가는 사람의 분노와 적의를 진정시키는 안정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는 어쨌든 수동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낙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육체적으로 쇠약해져도 정신적으로는 마지막 순간까지

성장의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 만물의 영장이다. 생명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더욱 높은 차원의 자기실현을 이루며

마음껏 창조성을 발휘한 사람들의 사례는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그런 분들 중에는 특히 평소에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유머와 웃음은 최후의 순간에 이르러서도 정신적인 성장을 위한 에너지를

풍부하게 제공해 준다.

이런 의미에서 존엄한 죽음은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성취이며,

유머와 웃음은 그런 인간적 성취로 다가가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마지막 선물』 - ‘마음의 여유와 웃음‘ - 중에서]

♬~Olivia Newton John/Blue Eyes Crying In The Rain
출처 : 추억의 유니가동
글쓴이 : Let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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