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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13.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루카복음 13,1-9

 

 

이스라엘 사람들은 집에 무화과나무 심기를 좋아했습니다. 무화과나무는 구약에 나타난 표현처럼 삶의 결실, 영화, 행복을 상징합니다. 이런 이유로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다는 것은 삶의 결실이 없음을 뜻합니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아는 것’(루카 6,43-44 참조)처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포도밭 주인이 자기 밭에 무화과나무를 심어 놓고 열매가 열렸는지 해마다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자 그 나무를 베어 버리라고 말합니다. 그랬더니 포도 재배인이 정성을 들이면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하며 한 해만 더 기다려 달라고 청합니다.

 

이 비유에서 밭주인은 하느님을, 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을, 그리고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킨다고 전통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수없이 가르치시고 하느님 나라를 전하셨지만 그들 삶에서 어떤 열매도 맺지 못하자 이런 비유를 들어 그들을 깨우치시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 복을 받았지만 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맺지 못하는 백성을 꾸짖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바꾸면, 주님의 포도밭에 서 있는 한 그루 무화과나무인 우리가 은총으로 부르심을 받아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삶에서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는 주님의 꾸짖음입니다. 우리는 해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조금도 더 나아지지 않은 채 이대로 평생을 살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복음의 활자가 바뀌지 않아서 해마다 무화과나무를 베어 버리지 않고 한 해씩 연기해 줍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주님께서는 복음이 늘 같은 말씀이듯 해마다 우리를 이렇게 용서하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질기게도 더 나아지지 않는 우리와 그래도 당신의 자비와 사랑을 놓지 않으시는 주님 사이의 줄다리기가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