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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13.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루카복음 13,18-21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삶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며 사는 것입니다. 삶의 기본은 자신과 인연을 맺고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하여 사랑과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삶에 운명처럼 엮여 있는 사람들을 끝까지 믿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두고 삶의 기본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했다는 사람들, 그들이 정말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인지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남부럽지 않게 재산을 모으고 성공을 했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사랑의 관계가 깨져 있습니다. 이렇게 삶의 기본이 무너져 있으면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을 잃은 삶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재물이나 사회적 성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한 하느님 나라의 씨앗, 바로 겨자씨는 우리 인간과 인간의 만남, 곧 ‘인연의 씨앗’입니다. 수십 억 년 우리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지금 나와 만나고 있는 신비스러운 인연 안에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자라게 하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어 주는 인연, 그래서 그들의 삶에 축복이 되어 주는 인연 안에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연의 씨앗을 물주고 가꾸어 성장시켜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야 합니다. 비록 세상에서는 가진 것이 없고, 한평생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운명처럼 만난 사람들과 신뢰를 잃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살았다면, 참으로 아름답고 복된 삶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 어서 ‘삶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