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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2. 15.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복음 1,26-38

 

 

오늘 복음은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시골 마을에 한 송이 풀꽃으로 돋아난 작은 소녀를 흔들어대는 거센 바람 같은 장면이 연상됩니다. 어느 날 불현듯 어린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 아들을 잉태하리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운명적 사건 앞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안고 의심 가득한 질문을 합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마리아의 물음에 천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임신 소식을 예로 들면서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하고 말합니다. 이제 마리아는 하느님의 그 크심 앞에 의심을 풀고, 천사가 전한 소식을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의심’과 ‘믿음’은 서로 다른 인생을 만들어 냅니다. 의심은 “왜?” 하고 묻게 하지만, 믿음은 “예!” 하고 순종하게 합니다. 의심은 다가올 미래를 두렵게 하지만, 믿음은 미래를 희망차게 합니다. 의심은 관계를 단절시키지만, 믿음은 관계를 열어 줍니다. 마리아는 인간적인 의심을 넘어 믿음을 선택함으로써 하느님과 관계가 열리고 구원의 역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은 우리 안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의심을 넘어서 믿음을 선택하는 삶입니다. 의심은 우리 이성의 작용을 도울 수는 있지만 하느님과 관계를 열어 주지는 못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의심이 믿음으로 바뀔 때, 마리아에게 작용했던 구원의 역사가 우리 삶에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