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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신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2. 15.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신다.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신다.

 

루카복음 10,21-24

 

인체 구상 조각을 하는 작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인체를 조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조각보다 더 어려운 작업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날마다 보고 느끼는 사람의 몸을 흙덩어리로 빚어서 살아 있듯 생명과 아름다움이 느껴지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작가에게는 멋진 모델이나 훌륭한 손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입니다. 작가가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깊을수록 배불뚝이 아저씨는 물론, 균형을 잃은 몸을 가진 장애인의 모습도 인간의 육체가 지닌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신 것처럼, 예술가도 결국은 살아 있는 사랑으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을 가졌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귀를 가졌습니다. 향기가 나지 않는 곳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소리가 없는 곳에서 찬미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사랑은 손이 없어도 만질 수 있고, 발이 없어도 천 리에 가닿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가진 사람만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고, 들리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랑의 눈’으로 한 줌 흙에도 생명과 아름다움을 불어넣는 조각가처럼 신앙인 또한 ‘사랑의 눈’으로 삶을 조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해 내고 그 생명과 아름다움을 드러내 주는 예술가입니다.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는 사랑 가득한 신앙인은 매우 행복합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