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호 경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호경(聖號經)을 때로는 십자 성호경(十字聖號經)이라고도 하는데, 거룩한 십자(十字)를 그으면서 외우는 기도문이란 말이다. 우리가 어떤 기도문을 바치든지 이 성호경으로 시작하고, 끝날 때도 언제든지 성호경으로 끝낸다. 성호경은 비단 기도할 때뿐 아니라, 밥 먹기 전과 밥 먹은 다음, 잠자기 전과 아침에 일어난 다음, 이 밖에도 갖가지 일을 하기 전과 한 후에 언제나 바치는, 기도문 중에서 가장 짧지만 가장 요긴한 기도문이다.
이 기도문의 의미는, 우리가 모든 일을 하되 우리의 힘이나 우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령(聖靈)의 이름으로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부. 성자. 성령은 하느님께서 세 분이란 뜻이 아니고, 하느님은 한 분이시나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位格)을 가지고 계시다는 말이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삼위 일체(三位一體) 교리이며, 또한 사람이 알아듣기 어려운 가톨릭의 교의이다. 그래서 이것은 교리 연구 시간에 특별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1) 십자 성호를 긋는 법
성호는 교회의 전례(典禮)에 따라, 다음과 같이 그어야 한다. 즉 왼손을 먼저 가슴에 붙이고, 바른 손가락을 모두 펴 한데 모아 이마에서 "성부와", 가슴에서 "성자와", 왼편 어깨에서 "성", 바른편 어깨에서 "령의" 하여 십자를 이루어야 한다. 이와 같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라고 외우면서 십자를 이룬 후에는 즉시 바른손과 왼손을 가슴에 합장(合掌)하여 붙이면서 성호경의 남은 부분 "이름으로 아멘."을 염할 것이다. 그러나 이 때 합장한 손을 가슴에 대지 말고 오직 손가락을 펴 모으고, 바른손 엄지손가락은 왼손 엄지손가락 위에 십자형을 이루어 겹쳐 놓아야 하며, 손가락들의 끝 부분을 자연스럽게 위로 약간 쳐들어야 한다.
2) 성호경이 가지는 두 가지 뜻
첫째, 십자 모양을 긋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신 십자가(十字架)를 표시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세상 만민의 죄를 구속하셨다. 십자가는 언제나 그리스도를 표시한다. 군인이 군복을 입음으로 군인임을 표시하고, 학생이 자기 학교의 모표와 배지를 달고 다님으로써 어느 학교의 학생임을 표시하는 것과 같이, 하느님을 공경하는 우리도 교우(敎友)임을 표시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천주교 신자임을 표시하는 것이 곧 십자 성호이다. 누구든지 십자 성호를 그을 때, 우리는 그가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즉시 알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십자 성호는, 첫째로 교우들의 드러나는 바깥 표시이다. 예컨대 여행 중 혹은 식당에서 저쪽 멀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성호를 긋는다면 즉시 그가 가톨릭신자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천주교는 사람이 세운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세우신 교회(敎會)이기 때문에, 그분이 가르치신 교리 중에는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많이 있다. 알아듣기 어려운 교리중의 하나가 곧 하나이신 하느님께서 성부. 성자. 성령 세 위를 가지신다는 삼위 일체 교리이다. 우리는 성호경을 외울 때,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을 부른다. 비록 우리가 알아듣지는 못하나 하느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니, 그대로 승복하고 믿겠다는 뜻에서 성호경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信仰)을 표시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주 바치는 성호경은, 둘째로 우리의 신앙 고백이기도 하다.
3) 십자 성호의 종류와 유래
십자 성호는 "작은 십자 성호"와 "큰 십자 성호" 두 가지가 있다. 시대적으로 보아서는 "작은 십자 성호"가 먼저 시작되었다. 작은 십자 성호는 엄지손가락으로 이마, 입술, 가슴에 십자 표시를 하는 성호인데, 이마에만 작은 성호를 긋기 시작한 것은 사도 시대부터였으며, 입술과 가슴에 성호를 긋는 것은 4세기 이후부터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미사(미사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리스도 친히 사도들에게 명하신 제사(祭祀)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십자가상 제사를 새롭게 하고,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모든 은혜를 베푸는 천주교회의 중심이 되는 예식이다.) 중 성경을 읽기 전에 이 작은 성호를 긋는데, 먼저 이마에 긋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머리에 잘 담아 기억하고, 또 남에게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입술에 십자를 긋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남에게 전하겠다는 뜻이며, 가슴에 긋는 것은 그 말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세례 성사 때 또는 기타 강복, 축성식의 경우 손으로 간단히 긋는 작은 십자 성호가 많이 있다. 큰 십자 성호는 우리가 많이 쓰는 것으로 11세기경에 온 교회에서 쓰기 시작하였다 한다.
4) 성호경의 힘
인자한 어머님과도 같은 우리 교회는 예수님께 받은 특별한 권리로써, 성호경을 정성되이 바치는 사람에게 특별한 은사(恩赦)를 베풀어 주었다. 교회가 베푸는 은사를 보통 "대사(大赦)"라고 하는데, 성호경을 한 번 바치는 사람에게 한 대사를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는 물이 변하지 않도록 소금을 넣어, 사제(司祭)가 특별히 강복한 "성수(聖水)"라는 것을 교회 전례에 사용하고 있다.
이 성수를 손에 찍어서 성호경을 바치면 더 많은 은사를 받는다. 어떤 성당이든지 들어가면 문 언저리에 성수가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성당에 들어가서 먼저 손에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바친 다음 다른 기도를 바친다. 입당할 때에 성수를 찍고 기도한 다음 나올 때는 성수를 찍지 않는다.
5) 대사의 뜻
대사는 우리가 교회에서 죄의 용서를 받은 다음, 그 잠벌(暫罰)을 없애 주는 것인데, 대사에는 잠벌 전부를 없애는 전대사(全大赦)와, 그 일부를 없애는 한 대사(限大赦) 두 가지가 있다.
6) 아멘의 뜻
아멘(Amen)은 초세기부터 교회 안에서 쓰여 내려오는 말이다. "아멘"은 "굳은", "확실한" 이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형용사였으나, 후에 "진실로", "그렇게 되기를" 이렇게 기원을 뜻하는 부사로 변천되어 그리스어에서도 그대로 번역되어 사용되었었다. 복음 성경에도 보면 그리스도께서 중대한 진리를 말할 때 "아멘", "아멘"을 넣어서 "진실히 진실히"라고 했으며, 오늘에도 기도의 마지막에 "아멘"을 붙여 하느님께 진실을 맹세한다든지 또는 다른 사람의 기도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기도를 바치든지 그 기도문이 끝난 다음에 붙이는 말이다. 그 뜻은 "그렇게 될지어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앞에 바친 그 기도문의 내용 그대로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 하고 간구하는 마지막 말이다. 많은 교우들이 모여 공동 기도를 바칠 때, 그중에서 신부님이나 어떤 교우 하나가 대표로 혼자서 어떤 기도를 바치면, 그것이 끝날 때 같이 모여 있는 교우들은 다 같이 "아멘"으로 응한다. 이런 때는 교우 각자가 모두 그 기도문에 동의를 한다는 뜻이 되고, 또 모든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기도한다는 일치의 뜻도 될 뿐 아니라, 나도 수동적이 아니고 능동적으로 그 기도에 참여하여 기도의 한몫을 본다는 뜻도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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