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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 례 음 악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194번 ‘성체 안에 계신 예수

by 파스칼바이런 2016. 6. 29.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1> 210번 ‘나의 생명 드리니

194번 ‘성체 안에 계신 예수

모차르트와 동시대 작곡가였던 뮐러 등의 곡으로 추정

평화신문 2016. 06. 26발행 [1370호]

 

 

 

 

우리 성가책의 성가들은 대부분 작곡자를 알 수 없는 곡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음악사에서 이름이 알려진 위대한 작곡가의 곡도 몇 곡 있는데, 그중 모차르트(W. A. Mozart)의 곡은 모두 2곡이 실려 있다. 성가대 합창용이라고 할 수 있는 194번 ‘성체 안에 계신 예수’와 오늘 소개할 210번 ‘나의 생명 드리니’이다.

 

이 성가 선율의 타이틀은 ‘노팅햄’(Nottingham)으로서, 모차르트가 작곡했다고 여겨지는 사장조 미사곡의 자비송 선율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논란이 있다. 모차르트는 타고난 재능 이외에도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엄청나게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숨은 희생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채 단편적으로 천재라고만 알려져 대중의 편견이 심한 음악가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작곡가들의 작품들은 대부분 일련번호를 붙여서 정리되곤 하는데, 모차르트의 곡은 많은 사람이 정리했지만 그중 식물학자이며 음악학자로도 활동했던 쾨헬(L. R. von Kchel 1800~1877)이 정리한 목록이 가장 권위 있다. 그가 정리한 모차르트의 목록은 1번 ‘건반악기를 위한 다장조 안단테’에서부터 미완성곡인 626번 ‘레퀴엠’에 이르는데, 210번 성가의 선율이 담겨 있는 ‘사장조 미사곡’(모차르트의 ‘12번째 미사곡’으로 불린다)은 작품 번호가 232번이다. “anh”이라는 단어가 덧붙여져서 부록에 수록되어 있다. 즉 이 곡은 모차르트가 직접 쓴 곡이 아니라 위작이거나 모방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곡은 1819년에 노벨로출판사에서 모차르트의 12번째 미사곡으로 출판했다. 1821년에는 본에서 모차르트의 미사곡으로 출판됐다. 1826년에 음악가 세이프리드(I. R. von Seyfried)가 위작임을 주장했고, 교회음악의 복고 운동이었던 ‘체칠리안 운동’을 이끌며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교회음악들을 경멸했던 작곡가 위트(F. X. Witt) 신부는 “이 미사곡은 굉장히 거칠고 흉측하고 평범하며… 이 곡은 분명히 모차르트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혹평도 했다.

 

한편 1970년에는 비엔나의 음악학자 판하우저(K. Pfannhauser)가 뮐러(W. Mller)로 작곡자가 표시된 1825년 필사본을, 그리고 1980년에는 모차르트 전문가였던 플라스(W. Plath) 역시 체코에서 작곡자가 뮐러로 표시된 것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자비송과 ‘평화를 주소서’의 조가 서로 다른데 이와같이 시작과 끝 부분의 조가 다른 미사곡은 모차르트 당시에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었으며 지나치게 긴 ‘주님의 이름으로’와 같은 요소들 때문에 모차르트의 친저성(親著性)을 의심한다. 그래서 현재는 이 곡의 작곡자를 모차르트와 동시대의 음악가였던 뮐러(A. E. Mller) 혹은 역시 동시대의 작곡가였던 또 다른 뮐러(W. Mller)로 표기하기도 한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