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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진 시인 / 눈사람
나는 혀로 굴린 눈사람 어느새 동그랗게 부풀려 있었지 말들이 내려 쌓이는 골목에서 뭉치고 굴려진 나는 어느새 뜻밖의 문장
끝말잇기 놀이의 첫 단어는 이제 아무도 기억나지 않아 몇 번의 입담을 거치고 나면 나는 그들만의 정반합
맑은 날에도 눈은 내렸지 어쩌다 내게 닿으면 태도를 바꿔 금세 온순해져버리는 물방울들, 말의 허깨비들
가능한 한 입을 다물기로 했어 예와 아니오 만으로 이루어진 대답이 변질을 지나 창조에 닿았다면 그건, 대답이 아니라 질문의 문제
골목은 사계절 내내 눈이 내렸지 걸어 들어간 사람들마다 눈사람이 되어 나왔지 더러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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