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강서완 시인 / 피노키오 가면

by 파스칼바이런 2019. 5. 18.

강서완 시인 / 피노키오 가면

 

 

      직관은 얼마나 쓸쓸한 동물인가.

       

      슬픔을 위로하는 이인칭과 머리로 웃는 일인칭.

       

      백색을 찬양하는 박수로

      날개를 단 이면

      이념과 깃발과 믿음.

       

      군중이 새 옷을 환호하고

      보이지 않는 색을 믿고

      상징을 우러러 귀를 당길 때.

       

      후광에 싸인 의자.

      캐릭터가 떠오르는 정상.

       

      비극을 끝낸 배우는 휘파람 불고

      관객의 손수건은 흠뻑 젖는다.

       

      가면을 쓴 달은 얼마나 애잔한가.

      별들도 들썩인다.

      이는 어둠과 어둠의 동침.

      회색이 회색을 건너가는 방식.

       

      잠든 얼굴에 무엇이 필요한가?

       

      달의 냄새를 꿰뚫는 짐승.

      날마다 그믐이다.

 

계간 『애지』 2016년 봄호 발표

 

 


 

강서완 시인

1958년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2008년 《애지》신인상에 〈달의 내력〉 외 4편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서랍마다 별』(지혜, 2016)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