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시인 / 등공(騰空)
70마일 도로에서 정신없이 100마일로 달린 적 있다.
말을 타고 달리다 돌아보며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는 인디언처럼.
해변에서 따라오지 못한 내 영혼을 기다린 적 있다. 내 청춘이 다하지 않은 날이었다.
내 영혼이 몸을 떠나 우주로 달릴 때가 있다. 설중매 피고 폭설 내리는 산중에서 미처 따라오지 못한 몸을 기다리는 영혼을 만난 적 있다.
터미널에서 몸속에 갇혀있던 내 영혼이 먼저 버스에서 내리는 당신에게로 가 좋아라, 미소 짓는 당신을 만난 적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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