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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곤택 시인 / Lost
눈이 쌓인다. 허리 굽혀 노인이 그것을 줍는다. 조소실(彫塑室)의 뼈대처럼 다른 것이 되어 간다. 노인은 뒤늦게 어떤 모양이 되어 간다.
눈송이 날린다. 눈의 소굴에서 해를 넘긴 우리는 맨발로 걷는다. 맨발은 멀리 있는 것을 보게 하지만 발톱처럼은 움켜쥐지 못 한다.
보이는 것과 쌓이는 것을 뒤섞어 다른 것이 되어 간다.
하얀 지붕 하얀 기관차 달리는 객차와 철길 그냥 이렇게 생각들 조용한 거리 노인 혼자 수레를 끌며 걷는다.
흐릿한 형상들의 집에서는 앉으려는 것처럼 눈이 쌓인다 벌써 많이 쌓였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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