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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헌 시인 / 詩의 눈
한 길 눈더미에 쓸려나갈 빈터 오물 같던 더 이상 쪼개어질 수 없는 능금 씨앗 같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열두시 시보 같던 베스킨 라빈스 같던
구름였다가 채 피지 않은 꽃잎이기도 한 몇 줄 나의 시력 詩歷
아직 달아오르지 않은 서쪽하늘은 고비사막이었네 내 시어의 목록에 빈 주름을 더하는 일 앙마른 가슴에 산호가지 꺾어 세우는 일은 마지막 지문같은 달력 한 장에게나 주려했네
환한 햇살에 발목 담그고 싶다고 꼭 한 마디만 풀어줄 가슴 있다고 저 혼자서 피었다 지는 길섶의 영토를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려보는 날들 속에서
잠깐 그대가 다녀간 입김같은 지느러미 등에 달고 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불임의 끝자리.
웹진 『시인광장』 2018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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