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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종빈 시인 / 세상의 모든 소리

by 파스칼바이런 2019. 9. 28.

박종빈 시인 / 세상의 모든 소리

 

 

  휴대전화 기지국 송전탑 위

  각개전투의 까치

  까마귀들은 각자의 날개를 넓게 펼쳐

  연합전술로 세상의 모든 소식들을 점령 한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1)

  소년소녀세계명작전집의 『모히칸족의 최후』 읽던 소년은

  손바닥만 한 액정화면에서

  세상과 한판 붙고 있는 중이다

 

  오대산 상원사 까마귀

  반야심경과 목탁소리 중간에 끼어들어

  오경(烏經)을 설하고,

  날개의 깃털 사이로 햇빛을 머금고 허공에다 쓰는 묵향

  금빛 힘들이 와이파이처럼 퍼진다

 

  전쟁에서 통신은 승패를 좌우 한다

  세 개의 발로 날아오르는 세상

  모든 소식들은 위독하다

 

1) 일본 삿포로 농학교 초대 학장(1876)으로 미국인 클라크(William S. Clark)가 한 말 “Boys, be ambitios!”

 

웹진 『시인광장』 2018년 3월호 발표

 

 


 

박종빈 시인

1963년 대전에서 출생,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4년 계간 『시와 상상』으로 시작활동 재개, 시집으로 『모차르트의 변명』이 있음. 2005년 『시와 상상』작품상 수상, 2017년 백지 시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