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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갑 시인 / 송산 일기
4월 23일 아침에 비가 내렸다 아직도 버티고 있는 벚꽃은 푸른 잎 사이로 엘이디빛처럼 박혀 있다 비를 맞고 있는 사람들이 파래지고 있다 푸른 나무 곁으로 가서 귀를 대어본다 빗물이 나뭇잎을 지나 나무 몸통으로 물길이 난다 귓속으로 눈물이 들어간다 입에서 파도 소리가 나온다 마른 몸이 푸르게 젖고 있다
지난 봄 송산그린시티에 뿌려 놓은 씨고구마연체 주황미대출 청양고추카드 대화고추보험
덩그마니 남은 함바집 옆에 새솔동주민센터가 생기고 검은 빚이 빛나는 밤에 봄이 왔다고 비가 왔다고 초대 받았다
해 뜨기 전에 비오는 들판을 나와 시장에 들렀다 뜬눈으로 밤을 샌 생선들이 누워있다 생선 등에서 검은 빚이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골라서 꽉 잡아든 말랑한 몸통
은빛 시화호에 지린내 바람이 오른손 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붉은 꽃이 핀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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