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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시인 /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꽃은 기호학이다
사진으로든 동영상으로든 카메라에 담으면 얼굴 목소리, 마음과 정신은 물론 체취와 입은 옷까지도 모두 숫자 알파벳 특수문자를 조합한 기호로 되어 있다
그림으로든 사진으로든 음악으로든 세상을 인수분해하면 수없이 나열된 기호가 이차삼차방정식과 삼각함수로 뒤엉켜 하나의 소스로 갇혀 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어느 날 문득 내게로 온 당신은 꺼이꺼이 하루 종일 울었다 살려 달라고 죽더라도 부검하지 말고 적분하여 꽃으로 살게 해 달라고,
학교 과학실험실에서 개구리 해부하듯 수학시간 미분을 하듯 세상이 죽으면, 영원히 살지 못하는 기호로 남을까
꽃은 도무지 뜻을 헤아릴 수 없는 기호학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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