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옥 시인 / 휴면
시야가 아랫집 지붕에 있는 동안 마지막 계단이 계단을 밀며 하강이다 우두둑 소리 난 발목이 전쟁에서 밀리는 졸 같다 마차놀이인가 뚫고 나갈 말이 나동그라져 진영 밖이다 뼈마디가 쑤신다
앞으로 만 달리던 방법을 바꾸어 감은 붕대를 계단에 올려두고 한쪽발로 구름에 들었다 구름으로 숨었어
마차는 기다리고
아무렇지 않게 흰 기린이 태어나고 부러진 반경을 비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해 그가 울먹였지 발목을 쭉 펴 하얗게 기린답게
마차는 기다리고 구름에서 계단까지
언젠가 돌아가겠지만 기다림은 슬픔을 미화시켜 기린의 걸음으로 비울 수 없지만 비울 수 있어서 슬픔이 피어나지 뚫고 나간 말이 문을 열 때 휴면에서 깨어나지
웹진 『시인광장』 2017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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