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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숙 시인 / 빈 경기장에서
내 안의 한계와 싸운다는 것은 차라리 환호다 공중으로 띄워 주는 풍선같이 탱탱한 함성 기꺼운 박수소리 일제히 새가 되어 경기장 돔 위에 올라앉고 작은 숨결 삭이는 절정의 순간 스스로 침묵하는 강이 된다 관중 없는 빈 경기장은 사랑처럼 고독하다 치열한 전투를 꿈꾸는 전광판 불빛 수선중인지 곁눈 깜박이고 예전부터 그랬듯이 진정한 영웅은 없어 질펀하게 한바탕 놀아 보자고 쏟아지는 땀방울에 그대 충실했다면 승리의 헹가래를 친들 어떨까 원시의 의식에 잠시 초대되어 온 태양만 사자처럼 이글거린다
계간 《시현실》 2001년 봄호 신인문학상 당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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