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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운 시인 / 나무
나는 한 가지 체위만을 고집 한다
내 살아온 이력 근본 없이는 똑바로 설 수 없기에 산그늘보다 더 깊은 뿌리 하나쯤 내리고 고요히 선정에 들 때면 깊은 하늘 날던 새들도 가만 내 어깨로 내려와 詩나부랭 詩나부랭 문장을 만들다 구름 한 장 북 찢어버리고 포로로 하늘 속으로 날아간 오후 여러 가지 체위 법을 논하는 시인들은 아직도 난해한 說을 풀어 놓지만 나는 죽어도 무릎 꿇지 않는 예나 지금이나 한 가지 체위만을 고집한다
계간 『시와 시학』 2011년 봄호 발표
한소운 시인 / 땡볕
허공이 내 몸에 들어와 숨을 쉬면 북극에서 보내온 시집을 읽는다 시집 속의 세상에 빠져 시인도 잊고 시도 잊고 거기 어디쯤, 사철 눈과 얼음의 동토 하르당에르 빙원을 넘어가다 간간히 보이는 독가촌 무한고독에 든 당신 모습, 당신을 부를 때마다 여러 번 주저앉게 했던 나의 무릎 참 힘이 세다
이별의 말을 준비하다 끝내 두 손만 꼭 잡았다 놓았을 뿐인데 손가락의 온기가 눈물로 흐르던 그날 이후, 태양의 혓바닥이 수시로 내 가슴을 훑고 간다
계간 『시와 문화』 2011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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