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인 / 비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섰거니 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종종 다리 까칠한 산(山)새 걸음걸이.
여울 지어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듣는 빗낱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
-<문장>(1941)-
정지용 시인 / 말(馬)
말아, 다락 같은 말아 너는 점잔도 하다마는 너는 왜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 편인 말아 검정콩 푸렁콩을 주마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 데 달을 보며 잔다.
-<정지용시집>(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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