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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윤수 시인 / 황룡사지
당신 계신 곳으로 오래 걸어온 동쪽입니다 낮과 밤의 몸뚱이가 베어지고 불타고 세월의 지문과 시간의 잔해만 남은 신전 하얀 나비 떼 니일니일 햇빛 속으로 날아오릅니다 아득히 자줏빛 구름이 옷소매를 드리워 내 눈을 가립니다 아무것도 맹세할 수 없는 풍정 노래와 노래가 뼈와 뼛속으로 스며드는 늪입니다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내가 산산이 부서질 예감입니다
어찌 하시렵니까, 다시 천년을
시집 『파온(婆媼)』(시산맥, 201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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