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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변영로 시인 / 님아 외 3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9. 1.

변영로 시인 / 님아

 

 

님아

지는 햇빛 붉으니

갈 길 빨리 걷자

 

님아

눈썹 달빛 푸르니

갈 길 좀 더 가자

 

님아

새벽 빛 희미하니

갈 길 마저 가자

 

조선의 마음, 평문관, 1924

 

 


 

 

변영로 시인 / 님이시여

 

 

님이시여

왜 나를 보고 외면을 하십니까?

당신의 마음을 내가 아는데요!

 

님이시여,

왜 당신의 눈이 웃으십니까?

당신의 설움을 내가 아는데요.

 

님이시여,

왜 새삼스러이 우십니까?

당신의 기쁨을 내가 아는데요.

 

님이시여,

왜 어대로 가시렵니까?

변치않는 당신임을 내가 믿는데요!

 

조선의 마음, 평문관, 1924

 

 


 

 

변영로 시인 / 못 놓이는 마음

 

 

위태론 가지 우에

계실 이치 없건마는

계신 곳 모를 님이시라

행여 몰라

세찬바람 불 때마다

맘 못 놓여 합니다.

 

조선의 마음, 평문관, 1924

 

 


 

 

변영로 시인 / 방랑(放浪)의 노래

 

 

바다의 계신 그대를

들로 찾아다녔세라

 

그래 들인가 하고 가보니

그대는 그곳에도 안 계셔라

 

조선의 마음, 평문관, 1924

 

 


 

변영로 [卞榮魯, 1897.5.9 ~ 1961.3.14] 시인

1898년 서울에서 출생. 아호는 수주(樹州). 시인이며 수필가와 ·영문학자로 활동. 시집으로 『조선의 마음』,『수주 시문선』, 영시집『진달래 동산』이 있음. 이화여전·성균관대 교,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초대 회장, 동아일보 기자·대한공론사 이사장 등을 역임. 서울시 문화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