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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 시인 / 낙과(落果)
설익은 푸른 토마토를 주워다가 책상 끝에 올려놓았는데 며칠 사이에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몇 번의 눈길을 준 것 뿐인데 아직 익지 않은 풋것의 시고 아린 맛에 대해 생각했을 뿐인데
더군다나 풋내기인 그에게 깊고 은밀한 인생이나 연애에 대해 말한 적은 더더욱 없는데
그는 언제 온몸의 핏줄에 비상등을 켜고 뒤늦게 그 푸르른 들판을 달려 저 붉디붉은 심경의 벼랑 끝에 섰을까
더 이상 도달할 색깔이 없는 여기서
한발만 내딛으면 사랑은 완성된다
계간 『포지션』 2017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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