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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인 / 스모킹 건(smoking gun)
첫 번째 열일곱은 가장 강력한 죽음의 배후 건물 뒤편에서 달이 흐드러질 때 핏빛 너는 뛰기 시작한다 튕긴 속도가 가슴팍을 스칠 때 같은 색을 가진 것마다 뛰고 있었다 숨어 있던 모든 구석이 뛰기 시작했고 지난날들이 서로 엉키며 뛰어들었다 그러니까
가진 게 나 뿐인 너를 놓쳤을 때의 두 번째 열일곱을 지나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에도 놓쳐버릴 것 같은 열일곱들이 뛰고 있는 나를 앞지른다 불안한 쾌감이 이마를 건드렸고 뛰던 네가 첫 번째 열일곱의 얼굴인 네가, 순간 멈췄다 천천히
울 것 같이 웃고 있는 나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나는 아직 세 번째 열일곱이 아니어서 구멍 난 심장을 이해할 수 없었고 껌을 씹으며 첫 번째 열일곱이 쏟아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열일곱이 순수한 세 번째 열일곱을 안고 쓰러진다
계간 『열린시학』 2015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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