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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시인 / 사이버 블링(cyber bulying)
밤의 창문처럼 켜져 있는 모니터 속 죽어 있는 저녁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전선의 불을 타고 온 몇몇의 혀가 절벽 위에 서 있을 언어를 찾아 몰려다닌다
낮과 밤이 경계 없이 지내듯 손바닥에 불이 가득한 채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올 듯 자신마저 잊고 격정적으로 플라맹고 춤추는 사람은 없고… 햇빛을 모아 태워버리고 싶은 모니터 속 언어들 흡반같이 사람들 몸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메마른 나뭇가지는 제 목소리로 톡톡 부러지고 길 잃은 말들은 미친 듯 사막에 난 길처럼 사람들 마음속을 무단 횡단한다 얼굴도 없이 혀만 날름거릴 뿐 어떤 의미에도 닿지 못하고 온갖 칼 휘두르는 말 뒹구는 죽음을 빨아먹고 버려진 절망도 핥아먹으며 수천만 개로 쪼개진 새의 날개를 강물에 던져 길 밖으로 튕겨져 나간 사람들이 참 위태로운… 말풍선들이 터질 듯 부풀어져 있다 밤 지새우며 켜진 모니터 제 자신은 아무것도 비치지도 못하다
울음이 지켜선 밤 이윽고 아득한 별빛 한 여자가 창틀을 쥐고 가슴속 붉은 실타래를 풀어 오늘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암흑 속에 수를 놓는다 죽어도 살아있는 것 죽은 나무가 살아 연주하는… 피아노의 맑은 옥타브를 이루고 있다
*사이버 블링: 사이버 세상에서 한 개인이나 그룹이 특정인을 의도적 악의적(악성 댓글 적대적 발언으 로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동, 또는 그러한 현상
계간 『리토피아』 2017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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