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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다 시인 / 파수꾼
어느 날 그 애가 고백했다 저는 절 지킬 수가 없어요 자제를 할 줄 몰라요
앉아있는 이 계단이 나선형이었으면 좋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창문 밖으로 사람들에게 얻어맞는 여자를 보았다 사람이 사람을 뒤엎고 있었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니까 무슨 말도 할 수 없었다
사랑은 그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배제하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계단이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어둠은 어둠을 올라타며 어두워지는 걸까
그 애는 스스로도 그 고백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 마음도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사라지자 여자는 그 자리에 누워만 있었고
모든 목소리 뒤에 다른 목소리가 뒤따랐다 계단이 흔들리는 것처럼
창문이 작았으면 좋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여자가 날 쳐다본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흔들리는 건 계단이 아니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 애를 쳐다볼 수 없었다
폭력은 잠깐 동안의 극단이며 대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배제하는 것일까
그 애의 입장에서 나를 조금만 훔쳐보고 싶었다
계단의 폭이 좁았으면 좋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어느 것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어떤 일도 일어난 적 없다는 듯이
이유 없이 그 애를 안았다 그 애의 숨소리가 들리는데 그 애가 보이지 않았다
계간 『열린시학』 2015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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