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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령 시인 / 외뿔소자리 성운에 길을 묻다
1.
지금부터 난 귀를 눈이라 믿는 날들과 한 통속이지 먼저 태어난 별을 신이라 믿는 종족의 영원한 하수지 밤의 환상으로 창조된 바람의 형상으로 강림한 무몰식(無沒識) 환상통이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왜 길을 찾는지
결국 내 것이 될 수 없는 의문들이 자라는 방에서 나를 삼킨 소리의 웅성거림을 다독이며 바닥에 배를 깔고 빛을 잃은 세상의 내밀함에 대해 골몰하지
새벽보다 깊은 밤을 걷는 우주의 성체(星體) 위에 귀를 건 난 눈 뜬 귀머거리 지상에서 지하로 지하에서 지상까지 두루 숨어있는 소리에 매몰된 채 손톱을 숨긴 겨울바람이 전하는 세설(世說)을 온 몸으로 맞고 있지
2.
밤은 너무나 가혹한 미래여서 표정을 감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듯 낮의 표정을 싹 갈아 치우지
난 언제쯤 저 곳에 닿을 수 있을까 오글거리는 소리와 나불거리는 입들을 경배할 수 있을까
소유거리에 들고 싶은 마당귀 소사나무조차 이참에 귀를 닫고 잠든 밤 꼬리별들이 자꾸만 쏟아지는 밤 머나먼 나와 가장 가까운 당신과 당신들을 물고 소리의 입각점을 찾을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밤 창 너머 미립자 별들도 혼자서는 길을 잃고 별무리 지는 밤 빛과 어둠의 이음매를 찾아 떠도는 소리의 도굴꾼처럼 별 그림자 하나 나를 베끼고 가는 밤
홀로 발광(發光)하는 모리배 세상의 모든 배반을 노래하는 디스토피아, 밤 소리는 소리를 먹고 자라 외뿔을 달고 하늘을 밝히지 눈을 감고 귀를 열면 온전히 하늘에 닿을 수 있지
계간 『CULTURA』 2016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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