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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시인 / 사과, 이데아
어느 한 순간은 꽃구름 속에서 잠들기를 생각하다가
저녁에는 면발이 긴 국수를 먹고
밤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생각하다가
휘영청 밝은 달덩이를 바라보고
뉴턴의 사과를 생각하다가
사과 하나를 먹고
먼 길 위에서 잠드는 이들을 생각하다가
나는 아득히 잃어버린 나를 찾아내고
꽃구름이 둥둥 희망처럼 떠다니는 그런 나라를 생각하다가
희망처럼 부풀어 오른 빵 하나를 물고
빵이 없는 이들에게 빵을 줄 수 있는 살찐 영혼을 생각하다가
나는 눈 내리는 길 위에서 눈에 묻히는 꿈을 꾼다
계간 『시와 정신』 2016년 봄호 발표
이영춘 시인 / 나의 모모* 1
=모모, 회색의 도둑들이 내 몸과 영혼을 다 갉아 먹고 달아나는 오후입니다. 나는 어린 꼬마인 당신에게 내 잃 시간을 찾아 달라고 뛰어 갑니다.=
내 침대는 회색병동이다 회색 유령들이 나를 끌고 간다 나는 다리 절름거리며 끌려 간다 오늘은 이 동사(動詞)의 집에서 내일은 저 凍死의 집으로 건너간다 파열음으로 건너간다 몸에서 시간이 빠져 나가는 소리, 뱀처럼 스르륵 소리가 없다 몸의 그늘은 통나무 집이 된다 울울한 우울의 통나무 집, 세상 한 쪽 난간에서 내 시간들이 지워진다 회색의 시간들이 둥둥 떠 간다 검은 눈雪, 안개 같은 암호로 일렁인다
* 미카엘 엔데의 작품
계간 『포엠 포엠』 2015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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