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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섭 시인 / 전열(戰列)
얼마나 견딜 것인가 가을나무 역시 전열을 가다듬는다 격정적으로 암울해진다 무너지면 그리웠다는 듯이 파국을 주겠지 기억의 후방으로부터도 외면당했다는 생각 제 이야기가 끝난 지점에 묻힌 관처럼 모든 말단에는 적막이 있다 그러모을 수 있는 것은 낯선 기대뿐 머지않아 누선이 뚫렸다는 소식이 전해질 테고 두려워 전율이 일 테고 그때마다 낙엽 지듯 철새의 아치가 흩어지듯 태양계의 행렬이 끊어지듯 최후에는 모래의 점성일 수밖에 없는 난망 물러서지 않았으며 뒤돌아서지 않았다고 적힌 일지만이 붉게 물든다 죽음을 내놓으면 상냥한 죽음을 먹여 주겠지 쏟아지다 멈춘 폭포가 여기 있다 펼치다 꺾인 날개가 여기 있다 다가올 날의 시간이 모조리 모여들어 영원 너머에 이른 듯 순식간에 늙어버린다 몇몇은 비장했지만 사실은 이번 세상에서는 비운이었다
월간 『유심』 2015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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