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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화은 시인 / 시론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18.

이화은 시인 / 시론

 

 

바람도 없는데 후두둑 꽃잎이 진다

시 한 줄 지웠다

 

나무는 흔들리지도 않고 꽃을 버린다

또 한 줄 지웠다

 

봄은 아직 천지에 가득한데 나무는 왜 자꾸 꽃을 버리나

왜? 왜? 하면서 또 한 줄 지운다

 

꽃을 다 보내고 나무만 남았다

글짜를 다 버리고 백지만 남았다

 

나무는 시를 쓰고

나는 꽃잎이나 줍는다

 

계간 『문학청춘』 2019년 여름호 발표

 

 


 

이화은 시인

경북 경산 진량에서 출생. 인천교육대학교 및 동국대 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1991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이 시대의 이별법』과 『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