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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호 시인 / 가짜 나무의 과실
가짜 나무 한 그루가 카페 한가운데 서 있다 가짜 사과를 달고 있다 사과나무 잎은 이렇게 생겼구나, 가짜를 만지작거리며 진짜를 파악한다 이 사과는 왠지 가짜 같애 진짜 같은 나무에서 가짜를 파악한다 가짜를 보면 진짜는 더욱 모호하다
가짜는 진짜를 닮으려 얼마나 애절했을까 진짜는 가짜를 놓으려 얼마나 무심했을까
가짜 햇살에 가짜 바람 가짜 흙에 가짜 물방울
기가 막히게도 진짜 같은 사과나무 한 그루 아래서 뉴턴을 생각하며 만유인력을 생각하며
진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잎과 진짜 나무로 만든 가지와 진짜 스티로폼으로 만든 흙을 보면서 진짜 이름과 가짜 나무를 기적처럼 묶고있는 검은 철사 너머로 가짜와 진짜가 범벅된 사람의 손이 설핏 보인다
죽음이라는 철사에도 묶이지 않는 가짜 사과가 진짜 과실처럼 툭 떨어진다
월간 『현대시학』 2017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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