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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 시인 / 봄의 대곡선
목련이 양 떼처럼 봄밤을 몰고 가면 목동은 별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별과 별을 이어보는 손끝, 차가운 너의 입김이 어둠의 결을 환히 아프게 하겠다 새로 첫 잎이 돋고 백목련 가지는 봄의 대곡선을 지나 동쪽으로 조금씩 고개를 기울였지 여기는 잊힌 별 아크투루스, 별은 사람으로부터 돋아나고 어느 수도사의 필사본에 찍힌 새벽처럼 먼 곳에 닿을 안부 같은 것, 잎과 잎이 포개어져 봄의 한 생을 이룰 때
수억 광년, 별들도 저무는 사이 북극성처럼 가지의 길을 알려주는 목련꽃도 있어 처녀자리 아래 발굴된 별의 화석 돌 속으로 스민 입맞춤을 누군가 긁어내면 낯선 온기를 가만 흐느낄 텐데
목련나무 한 그루 제 안의 꽃봉오리로 별자리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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