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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정환 시인 / 그리고 색의 자화상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30.

김정환 시인 / 그리고 색의 자화상

 

 

  서툰 연주는 악보를 드러낸다. 늙은

  귀다. 저자도 내용도 요구도 불분명한

  인용문 몇 개 허공에서 맴돈다. 얼핏

  나를 인용하는 인용문이다. 늙은

  눈이다. 그러니 내가 제정신일까 이,

  액체의 투명은?

  의식의 크기가 한없이 작아져서

  아주 예쁜 생명체가 되는

  슬픈 사연이 가당찮은 이,

  볼록렌즈 속은?

  눈을 가까이 댈수록 죽음도 먼지도

  실하다. 트래직을 버텨야

  다이어트가 시작되고

  공공의 비용에서 해방된

  알통이 내팽개쳐지는 쪽으로

  몰켜 뭉치는

  늙은 시작이다.

 

 


 

김정환(金正煥) 시인

1954년 서울 출생. 서울대 영문과 졸업. 1980년『창작과 비평』에 ‘마포, 강변동네에서’외 5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지울 수 없는 노래』『황색예수전』『회복기』『우리 노동자』『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텅 빈 극장』『순금의 기억』등 다수. 소설『파경과 광경』『사랑의 생애』, 고양서『발언집』『삶의 시, 해방의 문학』『클래식은 내 친구』『내 영혼의 음악』『한국사 오디세이』등 다수. 2007년 시집『드러남과 드러냄』으로 <백석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