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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연성 시인 /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4.

김연성 시인 /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서둘러 겨울이 왔다

  가을은 무너졌다 툭, 툭

  아무도 푸른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계절이 바뀌면서

  눈곱처럼 자주 안개가 낀다

 

  어젯밤 행복전도사는

  남편과 시외의 모텔에서 자살했다

  육체를 빠져나온 700가지의 통증은 세상의 어느 뼈마디를 통과하고 있을까

 

  티브이 속

  국정감사장에서는 서로를 짖어대고 있었다 개처럼

  그들만의 대화가 끝나면

  또 어느 법이 세상을 다스릴 것인가

 

  요양원의 아버지는 낡은 침대처럼 말라붙어가고 창틀을 넘어온 희미한 빛은 병실의 벽면을 자꾸 쥐어뜯는데 3.8선처럼 질긴 기억은 어느 난간을 붙잡고 있을까

중얼거리고 있을까

 

  눈이 아프다

  눈물샘 다 말라버린 눈구멍 속에서 세상에,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웹진 『시인광장』 2011년 5월호 발표

 

 


 

김연성 시인

1961년 강원도 양양에서 출생. 2005년 계간 《시작》을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