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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시인 / 송전탑
아픈 날이 많은 사람은 제 안에 구멍을 뚫어 또 다른 집을 짓는다
어느 먼 곳의 멸종되지 않은 음악처럼 몇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새들 덫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붉은 심장들
몸의 곳곳에 숨길을 트고 날카로운 슬픔의 뼈대를 허공에 총총 박는다
살을 버리고 뼈로 우뚝 일어서는 탑 무수히 많은 울음이 지나다니던 구멍마다 격렬하게 죽어가는 말 대신 뜻밖의 허밍 뜻밖의 방향
마지막 가야 할 곳을 알고 사라진 음악들이 모여서 여러 개의 심장으로 두근거리는
월간 『문학사상』 2020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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