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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전덕기 시인 / 2017년 6월 호국의 달에 외 1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 2.

전덕기 시인 / 2017년 6월 호국의 달에

 

 

민족의 가슴가슴 한의 38선!!

뼈마디 쑤셔오는

6/25 만족상잔!!

 

조국의 서러움 되니

민족의 가슴가슴 피멍진

6/25 민족상잔!!

 

철의 장막 인권유린

노예 같은 삶인데

순종만이 사명인 양

억압된 생활!!

 

구출하자!!

이북동포 형제자매니

평화통일 생명존중

대한의 품으로!!

 

 


 

 

전덕기 시인 / 귀성길

 

 

줄지어 선 긴 행렬에 끼여

가슴 가득 쌓인 정

사들은 선물 보따리

전해줄 사람 얼굴 떠올리며

 

마냥 그리움만 솟는 고향 길

웃고 우는 것조차 그리움 되니

아마도 고향은 모정 깃든 향수

 

인생이 마지막 돌아가듯

우리도 언젠가는 가야하는 길

지금 연습이라도 하듯

 

 


 

 

전덕기 시인 / 그 날 그 한날

 

 

그 날 그 한날이 있었기에

시작도 중단도 끝낼 수도 있었으니

모든 것 좌우한 그 날 그 한날!

 

그 한 날의 생각!

그 한날의 결심!

아-아-왜? 그 날 이었나?

 

그 날 그 한 날이

희로애락 다 짊어진 날

오늘도 태양은 떠오르듯

안일한 일상인데

 

무실한 소치 탓한들 어이 할꼬?

그날 그 한 날은

하나님 축복의 날이라 하자

또한 그 한날은

하나님 비켜서신 날일지도 몰라?

 

 


 

 

전덕기 시인 / 기러기의 사계(四季)

 

 

나 가진 것 날개뿐이라

나 닿을 곳 하늘뿐이라

날아도날아도 창창히 끝이 없구나

 

날개가 닳을 때까지이니이까

하늘 끝 간데까지니이까

당신이 날개를 쉬게 할때까지이니이까

 

억겁을 날기만 한 혈통

나 계승하였으니

내 아득한 태동, 그 뜻 몰라도

에미 따라 연단된 고독한 신앙

커다란 날개 지워져

 

지금

나 혼자

창공에 떴습니다.

 

 


 

 

전덕기 시인 / 나의 삶 속에는

 

 

나의 삶 속에는

보이지 않는 궁극적 목표가 산다

나의 열심하는 현존은

그 길을 향한 과정일 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더욱 아니다

과정을 사는 것은 나이지만

나만으로는 못 가는 길

 

애벌레에서 모듬한 삶을

둥지 틀다보니

삶의 과정은 이미 그 길

어느새 나만의 고치가 되었는데

새로운 날개짓은 어데로 향하는지?

아! 모르는 길!

그 길의 환희가

꿈되고 소망되고

우리의 언어되어

생명되어 줄곳 사는 길

 

 


 

 

전덕기 시인 / 누에고치

 

 

파아란 잎을 먹어 파아란

제 모습 밖엔

두려움 커 품어낸 실줄로

저도 모른 사이에

갇혀진 누에고치

 

자기만의 욕심이

세상 것 다 가렸으니

융합 못하는 사람

누에고치의 한 생 같구나

 

 


 

 

전덕기 시인 / 맴도는 것

 

 

세월이 그렇고

모든 뿌리가 그렇고

삼라만상이 그렇고

 

사람이 그렇고

나라들이 그렇고

말들이 그렇고

인심마저 그러니

 

부딪치고 부딪치면서

맴도는 것 아닌가

새김질 깊이 말고

시냇물 흐르듯이 흘려 보내는 거야

 

 


 

 

전덕기 시인 / 베트남기행

-메콩 강 줄기 미토(美土)마을에서

 

 

베트남의 젖줄 메콩 강

강줄기 탄 미토(美土)마을

노랑 빨강 진보라 꽃들

절로 피워 발산하는

향과 몸매

그 맑고 선명한 채색이야

요조숙녀의 마음씨 묻어 고운

 

푸른 파초 잎 드리운 정글 속

쪽배 타고 흘러가는 기분

창조 솜씨 절로 흥겨워 콧노래

선경(仙境)에 이르름을

가히 뽐내 보니

산 자의 감사 여기에 있음이야

 

 


 

 

전덕기 시인 / 사람 냄새

 

 

(1)

마디마디 박힌 사리

세고(世苦)의 깊은 그늘

한 잎 두 잎 꽃송이로 피어나니

아름답다 숭고하다

봄날의 싱그러운

푸른 냄새야

 

(2)

신선한 아침 출근길에

어젯밤에 토해낸

주정뱅이 몰골 보듯

끌끌끌 혀찬 소리

메아리로 나르고

 

(3)

앞으로 터진 입이라

뒷군담 모르니

말 팔아 세운 인기

해명할 길 없어

저 쌓아 뭉갠 냄새

어디다 치울꼬

 

(4)

침묵은 금이라고

응축하고 응축한 엑기스

성인군자 글월로 새겨

후세에 전하는 금언

생명이 죽어야 생명으로 다시 사는

삶이 빚어낸 냄새

껴안아 부비는 살갗 냄새

 

 


 

 

전덕기 시인 / 서정주 선생님을 생각하면

 

 

한복 차림 하얀 고무신

대한민국 선비!

아득한 옛 생각 저절로

침묵 그 속에 강론 펼쳐

가슴 벅차도록 보듬게 하니

당신을 보면 시가 된다

 

고창 선운사!

서정주 선생님!

시인의 고을로 명명한

전북의 자랑!

서정주 이름만으로도

시가 주렁주렁 달리니

 

시인은 상상의 날개 펼쳐

훌훌 나르고

나르는 곳 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 하니

오늘도 서정주 그 이름에 새겨진

시어들의 풍성함이여!

 

전라도 사투리 구수한 언어

내내 카랑카랑

정겨워라 !

 

山寺

산사

의 老僧

노승

같은 모습

근엄한 자태 !

국화꽃 향기 물신 풍겨오네

 

 


 

 

전덕기 시인 / 섭리 안에서

 

 

이 세상 모든 것

서로 뽐내며 시샘하나

스스로 있는 것들

 

오직 사람 위해

창조하신

내 하나님! 내 아버지!

 

그 품안에서 우린

노래하며 춤을 추며

즐거워 하니

 

있음에 보답이라

누림에 찬미하네

 

 


 

 

전덕기 시인 / 소록도의 다짐들

 

 

숙명 지워진 천형의 길이라면

뼈를 깎고 살점 도려내는

아픈 고통

방황 없는 인내로

숙연히 맞아

한 생 서로 사랑하리라

 

네 서식하는 동안

일그러지고 문드러지는

아픈 고통

너와 나 협동으로

타이르며 일깨우며

한 생 서로 사랑하리라

 

혼자는 외로워서 혼자는 무서워서

소록도, 소록도로 모인 우리

아픔 위에 위로를

슬픔 위에 위안을

저 소록도 바다 위에 떠오르는

태양만이 우리의 소망되어

한 생 서로 사랑하리라

 

 


 

 

전덕기

전덕기 시인

1933년 전북 진안 출생. 서울덕성여자대학교 국문과와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수료하고, 서울중앙신학대학(현 강남대학교) 사회사업학과와  미국 유니버시티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원을 졸업. 한국시문학대상. 노산문학상. 박화목문학대상. 허난설헌문학대상?풍시조문학상 외 다수의 상을 수상. 현재 의료법인 가화의료재단 이사장, 춘우문화관 관장, 한민족평화통일촉진문인협회 이사장. 시집 ‘이슬이 내리지 않는 초원'. ‘그런소리가 그립다’ 외 9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