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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예 시인 / 눈 덮인 새벽을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에 발자국 남기지 않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는 것 보다
하물며 우리 지옥문 쉬이 들어서는 바람 한 자락에게도 감추기 어려울 바에는 차라리 천국의 문 낙타가 되어 걸을까
저녁 해가 산 아래로 떨어지는 찰나에게 미안 눈이 부셔 눈을 감는 흰색에게 미안 흰 눈이 내린다고 문자를 보내다가 휜 눈이 내린다고 오타를 보내버린 실수처럼 휘어진 오른 손에게 미안 딛는 땅을 흙색이라고 대못질한 그 땅에 그림자 드리운 가난한 심장이여 미안 들판을 헤매다 보일 듯 말 듯 작은 들꽃에게 이름 모를 꽃이라고 말한 것 미안해 이 새벽, 순박한 눈밭에 때 묻은 발자국 남기며 지나가서 미안 미안이라고 말해서 미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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