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관희 시인 / 새벽깃발 -광주에서 부른 노래를 미얀마에서도 함께 부르다
길은 멀고 험해도 가야 할 나라가 있습니다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새벽빛 넘치는 나라 우리들 밥과 사랑과 희망도 온몸으로 하나 되어 가야만 합니다 우리 비록 가진 것 없다 해도 우리 모두 꿈꾸는 자의 뜨거운 얼굴로 지친 마음에 마음을 걸고 노래 부르며 어둠을 가르는 새벽깃발이 되어 가야만 합니다 바윗덩이에 깔리면 그리움이라도 그리움이라도 가야만 합니다.
홍관희 시인 / 사는 법
살다가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길을 멈춰 선 채
달리 사는 법이 있을까 하여 다른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노라면
그 길을 가던 사람들도 더러는 길을 멈춰 선 채 주름 깊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내가 지나온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기도 하더라
마음은 그리 하더라
홍관희 시인 / 사는 법 2
살다가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길을 멈춰 선 채
달리 사는 법이 있을까 하여 다른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노라면
그 길을 가던 사람들도 더러는 길을 멈춰 선 채 주름 깊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내가 지나온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기도 하더라
마음은 그리 하더라.
홍관희 시인 / 마지막 이사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로 난 일생 동안의 길들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몸 밖으로 나가 영원으로 닿는 길 하나를 내는 것이다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일생이 우루루 한꺼번에 몰려왔다 한꺼번에 떠나갔다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로 난 시간의 문이 모두 닫히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수시로 열리는 기억의 자동문 하나 달아주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건 여행이 계속된다는 말이고 여행이 끝났다는 건 주민등록을 옮길 필요 없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그 어느 곳으로 마지막 이사를 하였다는 말일 것이다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잘 살아야 할 이유를 알아차리게 해 주는 것이다 밤하늘에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작은 별 하나 그 별이 뜨는 이유를 알아차리게 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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