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시인 / 가슴으로 느끼는 가을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 많아 이리도 허전한 가 봅니다 시간을 삼켜버린 가을이 되면 아리게 되살아나는 것들 엉거주춤 오갈 수 없었던 그대의 고뇌까지도
그리움으로 묶는 계절 흐느낌을 참아보지만 지치고 마는 인내심은 밖으로 솟구칠 것 같습니다 그대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흘려버려야 했던 감정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왜 이리 퍼붓는 빗속 같을까요 가슴으로 느끼는 가을은 그대 기억이 너무 아파서 눈물바람에 속만 헤집다 늘어집니다 늘 가을은 이렇게
김윤진 시인 / 청춘 연가
꽃잎에 촉촉이 옹글진 이슬처럼 교내 작은 숲엔 속삭임이 있었네 꽃가루 흩날리듯 사랑은 나부꼈지만 건초더미만 무성했던 숲길
파릇하게 새순 돋아난 어린 나무 뿌리째 다가서는 망울 하나 우린 그렇게 만났었네 캠퍼스 가득 울리는 음악처럼 멋모르게 퍼져가는 환희 나실 나실 여윈 청춘이었지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꽃향기만으로도 활활 타오를 듯 동화 속 스냅사진 두어 장처럼 노래 한 소절 합창하곤 새털구름처럼 숲길 저편으로 흘러간
먼 훗날 만날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여겼거늘 그것이 작별이 되었구나 숲길은 멀고 깊은 줄 알았는데 어느덧 노을빛 바닷가 아스라이 새벽 물안개처럼 희미해진 내 청춘의 노래 한 소절 같은 그런 사랑이 내게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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