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필균 시인 / 1월에는
첫차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고, 어둠 털어 내려는 조급한 소망으로 벅찬 가슴일 거예요
일기장 펼쳐들고 새롭게 시작할 내 안의 약속, 맞이할 날짜마다 동그라미 치며 할 일 놓치지 않고 살아갈 것을 다짐하기도 하고요
각오만 해 놓고 시간만 흘려 보낸다고 걱정하지 말아요 올해도 작심 삼일, 벌써 끝이 보인다고 실망하지 말아요
1월에는 열 한 달이나 남은 긴 여유가 있다는 것 누구나 약속과 다짐을 하고도 다 지키지 못하고 산다는 것 알고 나면 초조하고 실망스러웠던 시간들이 다 보통의 삶이란 것 찾게 될 거예요.
목필균 시인 / 나비가 되는 꿈
수평선 저 너머에서 노랑나비 한 쌍을 부른다
겨우내 날고 싶었을 나비는 눈부신 햇살을 타고 푸른 파도를 건너와서 내 가슴에 금빛 봄을 달아준다
그 금빛으로 작은 나비가 되어 포르르 날아가 날개 접고 싶은 곳은 야윈 내 가슴에 피어있을 하얀 들 꽃
그 노란 꿈을 위해 오늘도 난 겨드랑이에 날개 다는 연습을 한다
목필균 시인 / 송년회
후미진 골목 두 번 꺾어들면 허름한 돈암곱창집 지글대며 볶아대던 곱창에 넌 소주잔 기울이고 난 웃어주고 가끔 그렇게 안부를 묻던 우리
올해 기억 속에 너와 만남이 있었는지 말로는 잊지 않았다 하면서도 우린 잊고 있었나 보다 나라님도 어렵다는 살림살이 너무 힘겨워 잊었나 보다
12월 허리에 서서 무심했던 내가 무심했던 너를 손짓하며 부른다 둘이서 지폐 한 장이면 족한 그 집에서 일년 치 만남을 단번에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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